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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한국과 섹스 문화 .......................................................... 마광수
섹스는 창조와 생산, 그리고 행복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미래의 성(性)은 당연히 현재보
다는 개방된 형식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의 성보다 현재의 성이 훨씬 개방
적이듯이 말이다. 현재는 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고유한 여성성인 모성성(母性
性)이나 남성성 중에서 종족번식의 욕구 같은 것은 사전에서나 찾아 보아야할 어려운 단
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는 섹스의 긍정적 기능을 무시해 왔고, 주로 부정적 기능만 집중
적으로 조명하여 사회 구성원들을 성적(性的) 죄의식에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해
서 섹스를 일종의 필요악으로 인정하여, '쾌락으로서의 섹스'를 죄악시하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섹스를 상투적 도덕과 상투적 윤리의 측면에서만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부정적 결론에 이
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고상한 지식인들'에 의해서 선전된 도덕과 윤리는 다분히 금욕
주의적 측면에만 치중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금욕주의적 인식을 강제할 때 반드시 '복종
의 미덕'이 생겨나고, '인내심의 함양' 역시 최고의 덕목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소수의 지
배계층은 정신우월주의에 입각한 '엘리트 독재'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다.
21세기 이후의 삶의 유형은 경제적 후진국이 아닌 한 섹스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 틀림없
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겠지만 이는 필연적이라고
보여진다. 지금까지는 이데올로기에 의한 이성 중심이었던 삶의 유형이 개인적 쾌락과
행복 중심으로 바뀌어가는 징후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정치,
경제, 문화, 복지 면에서 선진국의 패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금욕과 이성 중심의 가치관'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지만, 만약에 우리나라가 선진국
의 대열에 끼게 된다면 과거의 가치관은 곧바로 '쾌락과 감성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뀌어
질 것이다. 배고픔이 사라지면 재미를 찾기 마련인 것이다.
이는 우리의 가치관이 하루아침에 바뀐다는 말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앞에서 말한 가치
관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원조교제’ 나
‘스와핑’, 또 그밖의 것들은 어떻게 설명되어 질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러한 것들은 지금도
우리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증거들 일지도 모른다.
선진국형의 삶과 문화란 '이성중심'의 문화가 아니라 '본능중심'의 문화이다. 말하자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에서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
가 낫다"로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 경제가 발전을 거듭할수록 ‘물질
만능주의로 변해간다’ 라고들 말한다.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 하듯이 많은 범죄들도 이러
한 이유로 발생한다. 이를테면 빵을 위한 절도가 아니라 유흥비 마련을 위한 절도가 늘어
나고 있는 것이다.
빵이 부족한 후진국에서는 빵의 부족상태를 억지로 자위하고 합리화하기 위해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이상적 인간형으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빵의 여유가 생기고 나면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주는 상징적 교훈은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리고 '배부른 돼지'의
행복을 일단 솔직하게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배도 부르고 섹스도 즐기는
소크라테스'를 지향하게 되고,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성욕의 대리배설로서의 '섹스 문
화'를 통해 완성되게 되는 것이다.